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정말 인상 깊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최근 신작 <밤새들의 도시> 출간을 기념해 방한한 김주혜 작가님의 이야기인데요. “목숨을 걸고 증언할 수 있는 소설만 세상에 낸다”는 작가님의 단호한 한마디가 제 마음속에 깊이 박혔습니다. 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로 러시아 최고 권위의 야스나야 폴랴나상(톨스토이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김주혜 작가님은 과연 어떤 분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을까요?
김주혜 작가님은 인천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자신을 “단 한 번도 미국인, 한국계 미국인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인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밝히셨습니다. 예술과 사회 운동을 병행했던 김지하, 박노해 시인 같은 한국 문학인들의 모습이 본보기가 되었다고 하니, 그 뿌리 깊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신작 <밤새들의 도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파리를 배경으로 한 무용수의 치열한 삶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작가님은 어릴 적부터 발레를 배웠고 대학에서는 미술사학을 전공하셨으며,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작 <작은 땅의 야수들>은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 그리고 이번 <밤새들의 도시>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다고 해요. 작가님께 문학은 “음악을 글로 옮겨낸 것과 같다”고 하시니, 소설 속에서 어떤 음악적 선율과 감성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발레리나 나탈리아에게 자신의 예술적 자아를 투영하며, “발레는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 예술에 대한 열정의 결정체”라는 작가님만의 깊은 예술 철학을 담아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님의 소설은 영어로 쓰였지만, 한국어판은 역자와 함께 하나하나 단어의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며 직접 감수하셨다는 것입니다. 한국어가 의성어와 의태어가 발달해 촉감을 살리기 쉽다는 작가님의 말씀에서 한국어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섬세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낸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작가님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소설을 쓰지 못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검열은 어느 쪽에서 하든 민주적이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오히려 전쟁과 양극화로 혼란한 시대에 예술이 사치가 아닌지 스스로 고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예술은 사치를 누리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어지는 것”이며, “예술은 전쟁과 양극화의 시대인 지금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문학이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지침을 담고 있다는 믿음은 러시아 문학과 한국 문학의 영향을 모두 받은 결과라고 하셨습니다.
김주혜 작가님의 이번 신작 <밤새들의 도시>는 단순히 한 무용수의 이야기를 넘어, 예술의 본질과 역할, 그리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목숨 걸고 증언할 소설”을 세상에 내겠다는 작가님의 용기와 메시지가 많은 분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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