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여러모로 소란스러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데요, 최근 백악관에서 있었던 흥미로우면서도 불편한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바로 이탈리아 명문 축구팀 유벤투스 선수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벌어진 일입니다.
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유벤투스 선수들은 백악관 환영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쟁쟁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갑작스럽게 선수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고 합니다. “여자 선수가 너희 팀에 들어올 수 있을까, 친구들?(Could a woman make your team, fellas?)”
이 뜬금없는 질문에 선수들은 어색한 웃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질문을 다시 한번 반복했지만, 선수단의 침묵은 계속되었습니다. 그 순간 유벤투스 단장 다미앵 코몰리가 나서서 상황을 수습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아주 훌륭한 여자 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며, 실제로 세리에 A 우승팀인 유벤투스 여자팀의 존재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곧바로 “그들은 여자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고 맞받아쳤고, 코몰리 단장은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매우 외교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상황을 상상해 보면, 현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냉랭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이번 발언은 단순히 엉뚱한 질문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질문은 “생물학적 남성인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리그에서 뛰는 것이 부당하다”는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유머나 질문 형식으로 던져 상대방이 동조하거나 반박하기 어렵게 만들면서 메시지를 주입하는 대화법을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벤투스 선수들 앞에서 웃으면서 질문했지만, 선수들이 침묵하면 이를 동의로 해석되게끔 유도하려 한 발언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니요”라고 답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예”라고 답하면 구설에 오를 수 있으니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흥미롭게도, 같은 날 미 연방대법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젠더 확인 치료 금지법을 합헌으로 판결했습니다. 이처럼 미국 사회 전반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확대되는 민감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나온 것입니다. 가디언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 발언이 백악관 행사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으며, 유벤투스 구단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포츠와 정치, 그리고 민감한 사회적 이슈가 얽히면서 벌어진 이번 에피소드는 여러모로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한 국가의 리더가 던지는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는 대목입니다. 앞으로 이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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