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전주국제영화제(JIFF) 소식 많이 들으셨죠? 올해 JIFF에서 유독 다채로운 활약을 보여주는 분이 있어서 눈길이 가더라고요. 바로 배우 이정현 씨예요! 이번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로 감독 데뷔까지 했다고 해서 정말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정현 씨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우리가 기억하는 강렬한 데뷔작, 영화 ‘꽃잎’ 이후 무려 14년 동안 배우로서 공백기를 가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꽃잎’ 촬영 당시 미성년자여서 받을 수 있는 대본이 한정적이었고, 성인이 된 후에는 가수 활동에 집중하면서 연기 제안이 뚝 끊겼다고 해요. 배우로서 다시 활동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던 거죠.
그런 그녀에게 구원투수처럼 나타난 분이 바로 박찬욱 감독님이라고 해요. 이정현 씨가 가수 활동을 할 때 사석에서 만난 박찬욱 감독님이 “왜 연기를 안 하냐”고 물었고, 이정현 씨가 “하고 싶어도 대본이 안 들어온다”고 솔직하게 답하자 깜짝 놀라셨대요. 그리고는 직접 단편 영화 ‘파란만장’의 대본을 건네주셨다고 합니다. 이정현 씨는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14년 만에 배우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며 ‘은인’이라고 표현했어요. 실제로 ‘파란만장’이 베를린 영화제에서 단편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국 감독들에게 연기 제안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니, 정말 극적인 복귀 스토리가 아닐 수 없네요!
박찬욱 감독님과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이정현 씨는 정작 자신의 데뷔작인 ‘꽃잎’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어요. 개봉 당시 너무 어렸고, 촬영 과정 자체가 워낙 힘들었기 때문에 그 기억을 애써 잊고 지냈던 거죠. 그런데 박찬욱 감독님이 사석에서 ‘꽃잎’을 정말 좋아한다면서, 이정현 씨에게 영화를 제대로 봤는지 물었대요. 본 적 없다는 대답에, 당시 VHS 테이프로만 구할 수 있었던 ‘꽃잎’을 직접 구해 DVD 10장으로 손수 구워서(!) 선물하며 “앞으로 연기 꼭 하고, ‘꽃잎’도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정말 감동적인 일화죠?
그렇게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처음으로 ‘꽃잎’을 끝까지 감상하게 된 이정현 씨는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고 해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이렇게 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놀랐고, 장선우 감독님이 왜 거장인지 느꼈다고 극찬했습니다. 특히 자신이 연기했지만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영화 속 소녀가 너무 불쌍해서, 마지막 뒷모습 장면에서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하니, 배우 본인에게도 ‘꽃잎’은 정말 특별한 의미로 다시 새겨졌을 것 같아요.
배우, 프로그래머에 이어 이정현 씨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첫 연출작인 단편 영화 ‘꽃놀이 간다’가 코리안시네마 섹션에서 공개되었는데요. 한때 ‘테크노 여전사’로 무대를 휘어잡았던 그녀가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이제는 감독까지! 끊임없이 변신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독 데뷔 소감을 묻는 말에 “울기도 했지만 보람찼다”고 답했다는데, 쉽지 않은 과정이었겠지만 그만큼 큰 성취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프로그래머로서 직접 고른 영화들을 소개하고, 감독으로서 자신의 첫 작품을 선보이며, 동시에 여전히 빛나는 배우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정현 씨. 그녀의 다채로운 활동과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더욱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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