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은 무겁지만, 우리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바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8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독일의 전쟁 배상금 문제입니다. 최근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에서 “독일 대통령이나 총리들의 의례적인 사과와 따뜻한 말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며,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이끌 수도 있을 차기 독일 정부가 이탈리아, 그리스, 폴란드의 배상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슈피겔은 기사에서 이탈리아의 푸체키오, 그리스의 코르티아티스, 폴란드의 치에피엘루프라는 세 마을을 언급하며, 이들 지역이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바로 독일 국방군(베어마흐트)과 친위대(SS)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끔찍한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던 곳들이라는 점이죠. 이러한 지명들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독일인들과 비슷할 것이라고 기사는 지적합니다. 많은 독일인들이 “자신의 바로 앞마당에서 제3제국 시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죠. 실제로 한 대표적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 전쟁이 끝난 지 80년이 지난 지금도 독일인 중 55%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서 국가사회주의(나치즘)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를 단 한 곳도 대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거의 40%에 달하는 응답자들은 나치 과거사 문제를 이제는 완전히 매듭짓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하니, 역사를 대하는 시각 차이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독일 내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폴란드에서는 독일이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잊히지 않고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푸체키오, 코르티아티스, 치에피엘루프는 결코 유일한 사례가 아니며, 이 세 나라에서는 독일군의 점령 테러로 인해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만 해도 500만에서 6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945년 종전 당시 폴란드는 말 그대로 잿더미 위에 놓여 있었고, 수도 바르샤바는 건물 중 60%가 완전히 파괴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도시 하나가 거의 사라질 뻔한 이 참상은 숫자로도 그 고통의 깊이를 다 표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러한 뼈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폴란드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독일에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해 왔습니다. 급기야 2022년에는 폴란드 의회 산하 전문가 위원회가 독일이 폴란드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 규모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여 약 1조 3천억 유로(한화 약 1900조 원)에 달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엄청난 액수죠. 그러나 당시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 연방정부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배상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단호하게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내세우는 주요 근거 중 하나는 1953년, 당시 사회주의 국가였던 폴란드 인민 공화국이 구 동독(독일 민주 공화국)에 대한 배상 청구권을 포기했다는 합의입니다. 하지만 폴란드 측에서는 이 합의가 소련의 압력 하에 이루어졌으며, 전체 독일에 대한 포기가 아니었다는 등의 반론을 제기하며 논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독일이 전후 나치 과거사 반성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특정 피해자 집단에 대한 보상도 이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국가 대 국가 차원의 배상 문제, 특히 폴란드와 같은 막대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의 요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슈피겔의 기사는 바로 이러한 독일 내에서도 존재하는 문제의식을 반영하며,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단순한 사과를 넘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문제를 들추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화해와 미래 지향적인 관계 설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해서 역사의 상처가 저절로 치유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상처를 직시하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때 비로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겠죠. 독일과 주변국들 간의 이 해묵은 논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그리고 이 과정이 우리에게는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는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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